몽골 초원 둘째날 오후 쳉헤르(Tsenkher) 온천에서 머물다.
중식 후 하라호름을 출발하여 오후 길 내내 쳉헤르(Tsenkher) 온천으로 향했다.
쳉헤르(Tsenkher) 온천까지 가는 길은 한마디로 오프로드 스포츠 길이다.
하긴 비포장 초원길 대부분이 비슷했지만 이 곳은 산지가 많은 곳이라 더욱 심하였다.
도저히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경사 30도의 비포장 언덕길도 힘있게 슬쩍 넘어가 버린다.
몽골 기사 '몬다그'씨는 경사진 구릉지를 넘나드는 운전을 너무 심하게 즐기는 듯하였다.
몽골 여행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아름다운 절경을 만나게 될 확률은 비례하여 높아진다.
차가 큰 고개를 넘은 후 그 아래로 펼쳐지는 침엽수림의 아름다운 풍경은 대단하였다.
공기도 너무 상쾌하여 우리는 창문을 열고 숲 사이를 달렸다.
몽골이 아니라 스위스의 중산간 지대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곳이다.
그리고 가벼운 듯 구릉이 계속 이어지는 오프로드 스포츠 드라이빙 길이기도 하다
이렇게 바위 덩어리가 길을 막아서기도 하지만 슬쩍 돌아가면 그 뿐이다.
이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사는 이들은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쉬고 싶을 때쯤 나타나는 맑은 호수가 에서 휴식을 가진다
야생에 가까은 말들도 호수가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호수 건너 침엽수림 아래 유목민 게르촌이 보인다. 게르 주위에는 양떼와 말들이 보인다.
다시 길을 재촉하니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神木인듯 커다란 나무가 이정표를 대신하고
제법 큰 물줄기 시냇물을 차고 넘어선다.
야크가 나타났다. 우리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눈빛이지만 경계하는 것 같지는 않다.
침엽수림과 야크 떼 그리고 하얀 게르의 콜라보레이션. 아름답다
하늘에는 독수리가 길을 안내하고 나섰다.
산아래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긴 파이프 라인이 온천수 공급길임을 짐작하게 한다. 쳉헤르온천이다.
차가 산으로 둘러싸인 구릉지에 들어서자 게르 여러 채가 촌락같이 모여 있는 곳이 보인다.
쳉헤르 온천지대에 모여 있는 여러 개의 온천 캠프로서, 게르 숙박시설들이다.
이 온천에서 숲을 배경 삼아 온천을 즐기기 위해 몽골인 뿐만 아니라 외국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온천 캠프에서 따뜻한 온천욕을 하기 전에 온천의 수원지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산 밑에 있는 긴 파이프 라인을 주욱 따라가면 수증기가 올라오는 곳에서 온천수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어른 팔뚝만한 굵기의 파이프 라인이 산 속 깊은 곳으로 마치 뱀같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그 산속은 울창한 전나무 숲 속에서 이름 모를 작은 산새들이 지저귀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집수 시설에서 온천수의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온천수가 땅 속에서 끊이지 않고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유황을 함유한 온천이어서 살짝 삶은 달걀 냄새도 난다.
온천수에 살짝 손을 넣어 보았다가 자동으로 손을 다시 뺐다.
잠시라도 손을 담글 수도 없을 정도로 뜨거운 물이다.
숙소로 내려와 크고 작은 노천탕 2개가 있는 곳에서 온천욕을 즐겼다.
숲 속에서는 피톤치드가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다.
저녁이 되자 낮의 더위는 사라지고 찬 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한다.
서늘한 공기 속에 뜨거운 온천 안에 있으니 온천을 하는 맛이 제대로 난다.
쳉헤르 온천은 한밤에 별을 보며 즐기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다행히 오늘 밤은 날씨도 흐리지 않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별이 하나 둘 하늘 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초원은 일순간 아무 조명도 없는 암흑의 세계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야외 온천수 안에서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로망이 가득한 세계로 들어가는 즐거움,
밤에 별을 보며 즐기는 노천 온천, 안 해본 사람은 정말 모른다.
정말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아마도 별을 보며 하는 이 온천욕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밤공기가 계속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온 몸으로 서늘한 밤공기를 느끼면서 게르로 돌아왔다. 게르 난로 속에 나무를 쌓고 불쏘시개로 불을 지폈다.
게르의 뚫린 천장을 통해, 별이 빛나는 밤하늘 속으로 난로 연기가 뭉게뭉게 빠져 나가는 것을 바라본다.
난로 안에 나무를 많이 들여 놓았지만 새벽에는 난로 불이 꺼졌다. 추워서 잠이 깼다. 그 순간 캠프의 여직원이 문을 열고 불쑥 들어왔다. 화들짝 놀랐다. 경험으로 지금쯤 불이 꺼질 거라고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젊은 여직원은 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고 난로 불을 지피는 데에만 집중한다. 고마운 일이다.
게르는 다시 더워졌고 어둠 속 게르의 뚫린 천장 구멍을 통해 새벽 하늘을 올려보았다.
새벽이 다하도록 몽골의 별들은 반짝이고 있었다. 게르에 누워서 보는 밤하늘의 매력.
쳉헤르 온천 하늘에서 쏟아지던 별과 그 밤, 오래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아름다운 밤시간이 지나고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 세상은 또 다름 변신을 한다.
쳉헤르의 아침 공기 역시 너무도 상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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