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시론] 지방선거, 잘 뽑아야 한다
남일재 동서대학교 교수 / 정치학 박사
적폐 혁파 위한 개혁적 인물 바람직
우리나라의 첨단 정보화 수준은 선거 시스템과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앞으로 4년간 지방정치를 담당할 사람을 잘 뽑을 수 있느냐 하는 숙제이다. 만약 사람을 잘못 뽑을 경우, 지자체와 지방정치는 파탄이 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모두 되돌아온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300명 이상의 생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수십 년 쌓여 온 비정상적 관행의 적폐를 들었다. 그리고 그 적폐를 청산하여 국가개조를 하겠다고 하였다. 세월호의 눈물을 안고 실시되는 이번 지방선거는 국가개조를 위한 새로운 인재들을 골라낼 첫 번째 기회이다. 물론 한 번의 지방선거로 적폐 혁파를 담당할 참신한 사람들이 만족할 만큼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그런 인물들을 찾기 위한 노력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출마한 후보자 중에서 범법자들을 골라내는 일이다. 광역단체장 후보 61명 중 28명(45.9%), 교육감 후보 72명 중 19명(26%)이 전과기록이 있고, 단체장과 의원으로 출마한 자들의 상당수가 폭력, 공금횡령, 성매매, 공무원법 위반, 공문서 위조, 정치자금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배포된 선거공보물에 전과기록이 빠짐없이 공개되어 있으니 투표 전에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이러한 범법자들을 제대로 걸러 내지 못한다면 정치 개혁과 적폐 혁파의 기회는 그만큼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강한 개혁 의지를 가져야 할 시점이 되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는 소위 '기득권 세력'이란 것이 있다. 이 기득권 세력들은 개혁을 원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민관 유착을 통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기도 한다. 그동안 일부 자치단체장이 지역 토호세력과 밀착하여 그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적폐의 주역이 되는 현장이 많이 있었다. 이제 적폐 혁파를 위해 기득권 세력의 압력을 이겨낼 만큼 강력한 의지를 지닌 인물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새로운 비전을 가진 인물을 골라야 한다. 21세기 글로컬리즘(Glocalisim) 시대의 새로운 물결에 걸맞은 인물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다문화주의적 글로벌리즘(Globalism)과 지역문화의 특수성(Localism)을 조화시키면서 세계로 도약해 가는 사회가 되었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그중에서도 광역자치단체장은 '지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새로운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에 국가발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또 그러한 비전 위에 창의적 노력으로 더 새로운 문제들을 찾고 실천해 가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정치력과 경영능력 함께 갖춘 후보라야
마지막으로 지방정치는 정치이자 행정이며 경영의 성격을 가진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지역사회로부터 정치적 지지를 확보해 내고 이를 기반으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을 설득하여 각종 분쟁을 조정해 내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또 자치단체장의 경우 적절한 경영능력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경제적 잠재력과 한계에 대한 정확한 판단 위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할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경영능력은 구체적 사업은 물론 행정조직의 효율적 운영과 공무원의 의식전환 및 능력 향상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 4년간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 발전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람을 잘 뽑는 일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성공적인 지방정치는 시스템이나 제도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4-06-03 [10:35:58] | 수정시간: 2014-06-04 [14:29:24] |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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