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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의 틀을 넘어 사랑의 정치로

Etranger nam 2011. 6. 26. 02:40

 

보수와 진보의 틀을 넘어 사랑의 정치로

 

 

 

  인간은 누구나 평등한 가치를 가진 존엄한 존재로 태어났지만 실제 살아가는 모습이 모두 평등하지는 않습니다. 그 것은 가치 이외의 다른 조건들이 사실 평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인간이 태어날 때 사회적 환경은 사람마다 다르며 더구나 유전적 형질에 의한 재능과 체력의 차이는 결코 같을 수가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불평등의 늪에 빠지게 되며 생애 전 과정을 통해 이를 몸으로 느끼면서 살게 됩니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은 공의로운 분이라서 선천적인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법을 인간에게 허용하였습니다. 그 것은 사회 환경의 지속적인 변화와 함께 후천적 노력을 통해 선천적 조건의 차이를 상쇄할 수 있도록 하였던 것이지요.

 

  결국 인간은 불평등한 구조에서 태어났더라도 변화하는 세상에서 ‘기회의 평등’이라는 틀을 통해 노력함으로써 선천적 문제를 이겨낼 수 있게 한 것입지요. 그렇지만 선천적 조건과 후천적 기회를 통한 노력을 합해도 모든 인간이 결과적으로 평등해 지지는 않습니다. 혹자는 좋은 조건으로 태어났어도 환경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후천적 노력의 결핍으로 뒤처지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열악한 조건으로 태어났어도 후천적 노력으로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 새로운 승리자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에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가 나뉠 수 밖에 없으며 강한 자와 약한 자가 나타나게 되고 그것은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불평등 구조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어느 사회이든 가진 자, 강한 자, 지배자들 소위 기득권 세력은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며 결코 변화를 원하지 않게 됩니다. 이것이 소위 안정적 보수주의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반면 가지지 못한 자, 약한 자, 피지배자들은 현실을 타파하여 기존의 틀을 부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려고 하게 됩니다. 개혁적 진보주의의 시각인 것이지요.

 

  보수주의는 항상 안정과 질서를 추구하며 자유를 보장받으려 하고, 진보주의는 언제나 변화와 개혁을 부르짖으며 평등한 사회를 갈구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이 많은 사람을 고통과 번민으로 밀어넣는 원인이자 대립과 갈등, 혁명과 전쟁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데올로기 대립, 동서냉전, 남북문제, 노사갈등 등 인류 역사는 내내 이들 두 세력의 각축장이었고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여전할 것입니다. 문제는 이 두 세력의 대립을 어떻게 다루어야 평화롭게 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쉽지 아니한 명제이자 모든 정치의 과제가 되는 것이지요.

 

  나는 여기서 프랑스 혁명이념을 떠 올리곤 합니다. 프랑스인들은 혁명으로 공화정부를 수립하면서 “자유, 평등, 박애”를 외쳤습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말이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의 자유라는 가치와 진보주의자들의 평등이라는 가치를 동시에 인정하면서도 ‘박애’라는 또 하나의 가치를 끼워넣었던 것입니다. 박애란 무엇입니까? 바로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즉 자유와 평등, 보수와 진보가 만날 때는 언제나 박애의 정신 즉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사랑이 없는 자유와 보수주의는 기득권자들의 오만으로 인해 혼란과 방종으로 가득 차서 인류를 불평등의 늪으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으며, 사랑이 빠진 평등과 진보주의는 불만으로 가득 찬 세력들의 끝없는 도전과 혁명으로 인류를 불안하게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자유의 가치와 평등의 가치를 조화롭게 정착시켜 인류 사회를 행복한 사회로 만들려고 한다면 여기에 반드시 사랑의 가치가 덧붙여져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서로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기득권자들은 오만의 늪을 벗어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해야 하며, 상대적으로 못가진 자들은 모든 원인을 남에게 전가하여 세상을 뒤 엎으려 하기보다는 솔직한 자기 성찰과 노력을 통해 성장해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가 모두 집권을 해 보았지만 그 어느 쪽도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지는 못했습니다. 두 세력은 서로 싸울 줄만 알았지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정치적 대립이나 사회적 갈등을 이러한 사랑이라는 명제로 풀어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평화롭고 행복해지리라고 믿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적 사회적 지도자들이 모두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2007년 1월 부산교통방송 라디오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