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세지
남 일 재(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찬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벌써 거리에는 세모를 준비하는 발길이 분주합니다. 늘 그래왔지만 지금쯤은 누구나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내년을 설계하게 됩니다. 대학선생인 저는 이즈음 젊은 학생들에게 종강 특강을 합니다. 금년 종강은 두 가지로 요약되었습니다. 한 가지는 구시대의 막내로서 부모님을 모시고 순종하며 사는 마지막 세대이자, 그들의 아들, 딸로부터는 사회적 심리적으로 단절과 소외를 느끼는 세대인 50대를 의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20대 자녀들로부터 사회 문화적으로는 이질적인 존재로 치부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그들을 무한 지원하며 살아가는 이중적 존재들입니다. 소위 캥거루족이라는 이름의 젊은 아들, 딸들을 계속하여 가정과 품속에 품은 채 살아가는 세대입니다. 자녀들이 이미 성인이 되었고, 직장을 가졌으며, 심지어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을 지원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생들에게 당부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50대 부모님을 다시 한 번 바라보라고. 50대, 그들은 자녀를 교육하고 지원하는 데는 인색하지 않지만 자신들을 위한 품위있는 취미생활이나 문화적 체험은 돈이 든다는 이유로 애써 외면하면서, 비교적 돈이 적게 드는 등산이나 조깅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느껴보라고 하였습니다. 젊은 학생들에게 오늘 이 시간부터 이제 부모의 품을 벗어나 스스로 독립하여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50대 부모들을 더 이상 자녀 부양의 늪에 빠져있게 하지 말고 그 분들만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릴 준비를 철저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것 이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첫발을 딛는 젊은이들은 무척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그 동안 부모의 품속에서 보호받고 있다가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첫 순간은 참으로 막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길을 찾는 일이 그다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그것의 첫 단추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입니다. 만약 하고 싶은 일을 먼저 고려하여 최선을 다한다면, 비록 수입이 적고 사회적으로 대접을 못 받아도,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하였다는 자부심만으로도 이미 그 삶은 성공적일 것입니다. 거기에 만약 경제적 부와 사회적 명예까지 더하여진다면 그 삶은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만약 경제적 수입을 쫓아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했다가 경제적인 부분이 실패해버린다면 그 삶은 어떻게 될까요?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채 파산하고 말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 직업을 얻거나 사회로 진출할 때 경제적 수입이나 사회적 평판을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수입이 좋고 명예가 따른다고 하여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나 결코 즐겁지 않은 일을 하며 평생을 보낼 수는 없는 법입니다.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과,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다른 이유로 억지로 하는 이들로 나는다면 어느 쪽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는 묻지 않아도 자명한 일입니다.
젊은 날, 사회로 첫 발걸음을 내딛는 그 순간, 잘 선택한다면 중년이 되도록 하고 싶지 않은 일에 시간을 다 보내고 뒤늦게 새 길을 찾아 헤메이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임을 학생들에게 일러주었습니다.
20대 젊은 분들, 이제 부모님의 집을 떠날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그 준비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것에 매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말기 바랍니다.
2006년 12월 부산교통방송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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