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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단계석(端溪石)벼루 한 점 감상

Etranger nam 2020. 10. 8. 01:35

오래된 단계석(端溪石)벼루 한 점 감상
선친께서 소장하시던 오래된 단계석(端溪石) 벼루가 하나 있다.

벼루라기 보다는 거의 정교한 석공예품으로 아주 무겁다.
이 벼루의 刻은 天啓(明/熹宗) 3년 1623년 에 양병산(楊丙杣)의 낙관이 있으니 400년이 훌쩍 넘은 물건으로 추정된다.
선친께서 입수한 경위와 진위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아들 손자에게 물려줄 참인데 그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미지수다.

전체 모양은 난정(蘭亭)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6면 모두 정교한 부조로 晉나라 문인이자 서예가인 王義之가 晉 목제 영화9년(353)년 3월 3일에 문사 41명과 함께 회계 산음(山陰)의 난정(蘭亭)에서 가진 성대한 酒宴 광경을 새겼고 후면에는 그가 쓴 28행 324자의 유명한 난정서(蘭亭序) 전문이 새겨져 있다.
당시 나이 51세인 왕의지는 거나게 술을 마신 뒤 잠견지(蠶繭紙)에다 서수필(鼠鬚筆) 을 사용하여 단숨에 천고의 명작이라고 알려진 난정서를 써내려간 것으로 알려진다.
 

후면에 刻이 되어 있는 난정서(蘭亭序)전문과 퓰이는 다음과 같다.


永和九年, 歲在癸丑,暮春之初,會于會稽山陰之蘭亭, 修稽事也,
영화9년 계축년 3월초 회계군 산음현의 난정에 모여 '수계' 행사를 열었다.

 

群賢畢至,少長成集.
많은 선비들이 모두 이르고 젊은이와 어른들이 모두 모였다.

 

此地有崇山峻嶺, 茂林修竹, 又有淸流激湍, 映帶左右.
이곳은 높은 산과준령이 있고 깊은 숲과 울창한 대나무 그리고 맑은 물이 흐르는 여울이 좌우로 띠를 이루었다.

 

引以爲流觴曲水, 列坐其次, 雖無絲竹,管弦之盛,一觴一詠,亦足以暢敍幽情.
흐르는 물을 끌어 잔을 띄울 물굽이를 만들고 순서대로 자리를 잡으니 비록 성대한 풍악은 없어도 술 한 잔에 시 한 수씩 읊으며 또한 그윽한 정회를 펼칠만 하였다.

 

是日也, 天朗氣淸, 惠風和暢,仰觀宇宙之大, 俯察品類之盛, 所以遊目騁懷,
足以極視聽之娛,信可樂也.
이 날은 맑은 날씨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 오는데,머리를 들어 세상의 넓음을 우러르고. 고개를 숙여 사물의 흥성함을 살피니, 경치를 둘러보며 정회를 펼침은 족히 보고 듣는 즐거움을 다하기에 참으로 기쁘고 한량 없도다.

 

夫人之相與, 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或人寄所託,放浪形骸之外
무릇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서 한 평생을 살아가되,어떤 사람은 벗을 마주하여 서로 회포를 나누고,어떤 사람은 정회를 대자연에 맡기며 유람을 한다.

 

雖趣舍萬殊, 靜躁不同, 當其欣於所愚, 暫得於己, 快然自足, 不知老之將至,
비록 나아감과 머물음이 서로 다르고, 고요함과 시끄러움도 같지 않건만, 자신의 처지를 만족하며 잠시나마 득의 하면 기쁘고 흡족하여 장차 늙어 죽으리라는 것도 모르는 법이다.

 

及其所之旣倦,情殊事遷, 感慨係之矣,.
그러나, 흥에 겨우면 다시 권태롭고, 정이란 세상사에 따라 변하는 것이니, 감정이란 그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다.

 

向之所欣,傘仰之間,以爲陳迹, 猶不能不以之興懷,況修短隨化,終期於盡.
예전의 기쁨도 잠깐 사이에 곧 시들해지니 더더욱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 사람 목숨의 길고 짧음이 비록 하늘에 달려 있다 해도. 결국에는 죽어야 할 뿐임에야.

 

古人云 "死生亦大矣" 豈不痛哉 !
옛사람이 이르기를 "삶과 죽음은 역시 중요한 일이다" 라고 했으니 어찌 비통하지 않은가.

 

每覽昔人興感之曲, 若合一契, 未嘗不臨文嗟悼, 不能論之於懷.
매번 옛사람들이 감흥을 일으켰던 까닭을 살펴보면 마치 부절이 들어맞듯 일치하며,
일찍이 그들의 문장을 보면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가슴에 와 닿지 않음이 없었다.

 

固知一死生爲虛誕, 齊彭觴爲妄作.
그런즉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말이 얼마나 헛된 것이며 장수와 요절이 똑 같다는 말이
거짓임을 알겠다.

 

後之視今, 亦由今之視昔, 悲夫!
후세 사람들이 오늘의 우리를 보는 것 또한 오늘의 우리가 옛사람을 보는 듯 하리라.

 

故列敍時人, 錄其所述, 雖世殊事異, 所以興懷,其致一也,
오늘 모임을 가졌던 사람들이 모두 그 술회를 시로 적었으니 비록 후세에는 세상이 달라져도 정회가 일어나는 까닭은 한가지인즉

 

後之覽者, 亦將有感於斯文.
뒤엣 사람이 이 글을 보면 또한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