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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과 차의 세계/차 한잔의 여유

목련꽃 그늘아래서

Etranger nam 2011. 6. 26. 04:23

마당에 오래된 목련 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키가 커서 2층 지붕을 훌쩍 넘어버린 녀석입니다

매년 봄이면 하얀 꽃잎을 터드려 온 집을 밝게 해주곤 하지요

 

그런데 이 목련이란 놈은 잠깐 꽃을 보여주고는 참으로 일거리 많게 해주는 매우 귀찮은 꽃나무입니다

바람 한번 불면 꽃잎 다 떨어져서  온 마당과 온 동네를 눈온 듯 덮어버립니다

금새 시들어 누렇게 변하고 발에 밟혀 추한 모습을 보이는 통에 매일 아침 쓸어내곤 하지요

 

잎이 피기 시작한 후 여름을 맞이하면 묘하게 생긴 열매들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것도 온 마당 가득이라 쓸어내는 일이 여사롭지 않습니다

가을에는 그 큰 나무에 한가득 달린 잎새들이 낙엽되어 떨어지는데 이 또한 그 양이 장난이 아니지요

간혹 불을 피워 태워도 보지만 도심에서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여튼 금년에도 어김없이 목련은 활짝 피었고, 또 다시 온 마당은 백목련 꽃잎으로 가득찼습니다

비를 들고 쓸어 한켠에 쌓아두고는 차 한잔 우렸습니다

목련꽃 그늘아래에서 목련 꽃잎을 발 아래 모아두고 마시는 차 한잔도 나쁘지 않네요

 

요즘 마시는 차는 남아프리카 산 루이보이스 입니다

보이차와 홍차를 섞어놓은 듯한 차맛이 독특합니다

 

오늘 나는 이렇게 봄과 함께 놀았습니다

다우님들도 희망넘치는 밝은 봄을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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