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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의 정치 전망

Etranger nam 2011. 6. 23. 07:56

고령사회의 정치 전망

현재 우리나라는 200년 이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습니다. 인구의 7% 이상이 노인이라는 이야기이지요. 그런데 그 속도가 빨라져서 2017년경에는 인구의 14%이상이 노인으로 구성되는 고령사회로 들어가게 된다고 합니다. 이 속도는 원 예상년도인 2019년보다도 2년 앞당겨진다는 의미인데, 이는 일본이 세운 기록을 엄청 뛰어넘는 초스피드입니다. 아마도 일본과는 무엇을 경쟁해도 이겨야 한다는 민족의식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추계에 의하면 2025년경에는 인구의 21%가 노인으로 구성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 고령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할 것인가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노인은 무기력하고 생활능력이 떨어지며 치매에 시달릴 확률이 높으니 복지대상자로서 밀착 케어를 행할 준비를 하는 것이 그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지극히 타당하며 또 그러한 준비를 국가적으로 착실하게 해가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측면으로 생각하면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으로 15년 정도 지나 2021년이 되면 지금의 40대 후반 및 50대가 전부 노인이 되어 고령사회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이 년령 대의 특징은 비교적 교육수준이 높고, 전문직종 종사자가 많으며, 경제적 번영의 혜택을 제일 먼저 받아,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주축일 뿐 아니라, 부동산 소유의 대부분을 점하는 층들입니다. 이들은 세계화된 사회, 정보화된 사회를 지나면서 국제적 감각을 익혀 비교적 개방적이며 진취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인 것입니다. 지난날 그리고 현재의 60대 70대이상의 노인층이 보여주는 특성, 즉 학력이 비교적 낮으며, 경제력이 떨어지고 국제적 감각이 없는 층과는 완전히 다른 인종인 것입니다.
이러한 세련되고 능력있는 노인들이 사회 구성원의 20%를 점한다고 할 때 그 양상은 사뭇 다를 것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복지의 수혜자로 머무르지 아니하고, 오히려 사회의 주축세력으로서 헤게모니를 계속 행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의 20대 30대가 중년이 된 후, 이 새로운 노인세력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런 시각으로 고령사회의 모습을 다시 상상해 보면, 명실공히 고령자가 사회적 주도권을 쥐고 정치권력을 창출하는 힘을 가진 사회가 될 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시민사회의 주축이 시민이었고, 대중사회의 주인공이 대중인 것과 같은 맥락이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새로운 사회에서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정당은 정권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그것은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서만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모든 정치세력은 유권자의 20%를 넘어서는 노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는 권력을 쥐기 어려울 것입니다. 정치자금 역시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노인들로부터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결국 향후 정치는 노인세력이 쥐락펴락하게 됩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노인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사회에서 소외된 채 복지의 대상으로 전락하여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주는 노인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헤게모니와 경제적 능력을 한 손에 쥔 채 젊은이들을 끌어가는 사회가 고령사회의 참 모습이 아닐까요? 어르신들, 그리고 잠재적 고령자님들! 이제 당신들이 주도하는 세상이 옵니다. 고령사회를 맞이할 준비를 철저하게 잘 하셔야 겠습니다.

누군가 말했다지요. 지는해는 석양을 벌겋게 물들인다고...

2006년 Tbn 교통방송 라디오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