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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화 사회를 사는 원리

Etranger nam 2011. 6. 26. 03:30

지식정보화 사회를 사는 원리

남일재(동서대학교 교수)

  오늘날 사회를 지식정보화사회라고 합니다. 여기서 지식정보화란 어떤 의미를 말하는 것일까요? 단순하게 말하면 지식을 얻고 그것을 정보로 활용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식과 정보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지식이란 여러 가지 연구와 실험 그리고 경험을 통해 발견되고 형성된 세상사는 이치이며 원칙, 또는 법칙을 말합니다. 즉 이미 얻어진 결론이라는 뜻이며 상당부분 정형화된 해답을 의미하게 됩니다. 시간적으로 말하면 과거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지요.

 

  정보란 조금 달라집니다. 이것은 아직 결론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계속적으로 검증받으면서 해답을 만들어 가는 자료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따라서 비정형화된 것이며 어떤 방향으로든 변화할 수 있는 융통성을 지닌 것입니다. 즉 정보란 현재 진행 중인 연구, 실험, 그리고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미래를 예단해보고자 하는 것이 됩니다.

지식은 주로 문자로 정리되어 책속에 담기게 되며 그 것은 엄청난 양의 문헌자료로서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과거의 현자들과 학자들의 노력의 결과로서 현재의 우리에게 다양하고 폭넓은 지혜를 주는 보배인 것입니다. 이 지식을 보다 많이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끌어가며 그러하지 못한 사람보다 앞서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미처 예측하지도 못한 상황이 느닷없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가 놀라운 속도로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정형화된 지식만으로는 변화의 속도를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정보의 문제가 중요하게 됩니다. 이 정보는 아직 정리되어 결론나지 아니하였고, 미처 해답으로 인식되기 전에 변화를 인지하고 대처하면서 미래를 준비해가야 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먼저 얻고 또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미래 사회를 잘 살게 되는 힘이 된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 정보는 정형화된 지식과는 달리 아직 문자로 정리되지도 아니하였고, 도서관처럼 한 곳에 쌓여 머물러 있지 아니하며, 계속 확대 생산되고 진화하면서 상상할 수도 없는 사회의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정보를 얻는 작업은 지식을 얻는 작업과는 그 과정이 다르게 됩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곳을 다녀야 하며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것을 따라잡기 위하여 정보 수집의 속도를 늦추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얻어진 정보는 실시간으로 분석되어진 후 미래를 예측하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을 골라 즉시 활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정보화란 바로 이러한 일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미 얻어놓은 지식, 정형화된 해답마저도 미래를 위해서는 다시 불확실한 정보의 수준으로 전환시켜 다시 검토해보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화를 말하면서 컴퓨터의 사용, 인터넷의 확산등 IT분야의 발전과 활용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정보화 자체가 아니라 정보화를 위한 수단이며 도구에 불과합니다. 지식을 정보로 전환시키는 작업, 보다 많은 양의 지식을 빨리 얻고 정리하는 능력 이런 것들은 분명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서 가능할 것입니다. 아무리 PC를 잘 만지고 유 무선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하여도 기본적인 인식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면, 변화에 둔감하다면 정보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지요.

 

  지식정보화사회를 살아가는 원리는 한마디로 변화의 속도를 읽고 따라가는 것입니다. 정형화된 지식을 살아 움직이는 정보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힘이 여기에 있으며 이러한 능력을 가진 자가 지도자로 나서게 될 때 그 사회는 한걸음 더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2007년 2월 부산교통방송 라디오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