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바라보고 희망을 말하자
남 일 재(동서대학교 교수)
새해 아침입니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한해의 설계를 할 것입니다. 금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기분 좋은 삶으로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기왕이면 물질마저 풍요로우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길이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면 과거형 인간과 미래형 인간 2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과거형 인간은 삶의 초점이 언제나 과거에 있으며 지난날의 잘못을 반추하며 자조하거나 이미 흘러가버린 영광을 아쉬워하며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인 사람입니다. 많은 수의 범죄자들이 대개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늘 과거에 갇혀서 현재를 부정하고 복수의 날을 세우다가 잘못된 길로 빠져버리는 것이지요. 정치적 지도자들 중에도 이러한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들은 늘 과거를 들추어 정죄 하였고, 그것으로 인해 대립과 갈등, 그리고 분열을 스스로 조장하여 국가를 파멸로 이끌어 왔습니다. 유태인에 대한 젊은 날의 편견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엄청난 살육을 자행했던 히틀러나 정적 숙청을 위해 과거의 허물을 들추어 무자비한 숙청을 자행했던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 등이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지배했던 시절 그들의 국가는 모두 심각한 어려움 속에 있었던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미래형 인간은 과거의 어두웠던 그림자 보다는 언제나 희망찬 미래를 말하며, 현재의 상황을 기회로 하여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마음으로 가득 찬 사람들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결코 과거의 탓으로 돌리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비전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가장 열악했던 아프리카의 환경 속에서도 사랑을 확인하며 살았던 슈바이처나, 인도의 빈민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마더 테레사, 2차 대전이라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희망찬 모습으로 국민들을 이끌었던 처칠, 평생을 감옥에서 보냈으면서도 정적을 끌어안으며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였던 만델라 등이 모두 그런 사람들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적 사회적 지도자들은 어떤 모습일가요? 언제나 지난날의 과오를 들추어 확대함으로 대립과 갈등, 그리고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없다고는 못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오늘의 어려움을 항상 과거의 탓으로 돌릴 뿐 아니라, 지난날 있었던 사소한 일을 들추어 모든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결코 좋은 환경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정치는 이미 국민의 마음을 떠나 심각한 불신의 늪에 빠져버렸고, 경기는 침체되어 모든 사람이 살기 어렵다고 하며, 국제관계 역시 북핵문제와 함께 전통적 한미관계가 흔들리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로 노사갈등과 대립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모든 책임을 지난날에 있다고 우기며 과거의 문제점만을 찾아 헤메일 수는 없습니다.
이럴수록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고 희망을 말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꿈을 이야기 하는 비전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많은 수의 국민들이 박정희 향수에 젖어 있다고 합니다. 그가 비민주적 독재자였음이 이미 들어났음에도 국민들은 그가 보여주었던 희망과 비전의 강한 메시지가 아직도 그리운 것입니다. 민주화 시대의 지도자들이 비민주적 독재자보다도 인정을 못받고 있는 것은 결국 이 희망과 비전의 메시지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전은 어떤 것일까요? 결코 망상과 허망한 꿈이 아닌 진정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뚜렷한 목적과 방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목적과 방향이 없는 비전은 이미 비전이 아닌 것입니다. 다음으로 비전은 뚜렷한 가치관 위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옳고 그른 것,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확실히 구별해내는 철학과 가치관이 없으면 이 또한 비전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미래의 이미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비전이 성취되었을 때 나타날 모습을 제시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금년에는 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희망이 넘치고 미래를 말하는 비전있는 지도자를 찾아내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과거를 말하며 과거에 매달리어 내일로 가는 열차를 주춤거리게 할 시간이 우리에게 없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용기와 꿈을 잃지 않게 하며 모든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비전있는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모든 국민들도 스스로의 삶에서 미래를 바라보며 희망을 말해야 합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 사회에 넘칠 때 비전있는 미래형 지도자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2007년 1월 부산교통방송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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