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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 므라빈스키와 차이코프스키를 만나다

Etranger nam 2020. 11. 15. 23:42

매년 겨울이 시작되면 꺼내드는 Lp음반이 있다.
구 소련 음악계의 전설적 지휘자 에브게니 므라빈스키가 레닌그라드 필과 함께 들려주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5번 6번(비창) Box반이다. 1974년 그라마폰의 이탈리아 발매반으로 전설적 연주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4,5,6번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지만 오늘은 그 중 4번을 먼저 듣는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운명교향곡'이라고 불리우며 6개의 교향곡 가운데에서 가장 변화가 많고 또한 가장 열정적인 곡으로 평가된다. 차이코프스키가 불행한 결혼에 괴로워하던 시기의 괴로움이 무척 리얼하게 반영되어 있어서, 고뇌하여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과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치는 듯한 처참한 느낌이 잘 들어난다.
 
마음 깊은데서 우러나온 패배의식과 불같은 열정이 교차하는 차이코프스키의 독특한 특성이 잘 들어나는 곡으로 선율의 어두운 아름다움과 구성의 교묘함이 어우러져서 겨울날의 처연함과 차거운 아름다움을 동시에 맛 볼수 있는 명곡이다.
특히 차이코프스키를 가장 러시아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한다는 에브게니 므라빈스키의 정교한 기교,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지휘와 날카로운 듯 맑은 브라스밴드를 자랑하는 레니그라드 필의 연주는 더 말이 필요없는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