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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의 흐름과 영성회복

Etranger nam 2011. 7. 6. 05:04

문명사의 흐름과 영성회복

남일재(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문명사를 돌아보면 재미있는 흐름이 보인다. 즉 Hebraism과 Hellenism의 반복이다. 그것은 바로 신(神)과 인간의 대화이자 역사적 순환으로 이해된다.

기원전부터 인류는 신을 의식하면서 종교생활을 하여왔다. 각종의 신과 우상을 만들어 숭배하였고, 정치적 질서 역시 신과 함께 함으로써 종교적 지도자는 곧 정치적 권력자였고, 모든 것이 신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던 시대가 있었다. 소위 아시아적 전제정치시대이다.

그 후 인류는 고대 사회를 형성하면서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리스 로마시대로 불리우는 고대 사회는 신들(gods)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즉 제우스, 쥬피터, 헤라, 바카스 등의 여러 신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이미 절대적 존재로서의 신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성정을 가진 존재로 묘사되고 있었다. 이 시대의 사회는 이미 신 보다는 인간이 결정권을 행사하는 지배구조를 가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인간 이성의 힘을 믿어 철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였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이라스토텔레스, 세네카 등의 이성적 철인이 나타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 이성의 시대이자 인간 중심의 시대는 예수의 등장으로 종말을 고하게 된다. 말세를 외치면서 하나님의 존재를 인간에게 가르쳤던 예수는 결국 인간에 의해 십자가에서 죽음을 경험하지만 곧 부활이라는 초인간적 행위를 보이며 그리스 로마시대를 종결지우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인간중심주의적 문화는 사라지게 되었고 중세 1000년동안 신중심문화가 중세사회를 지배하기에 이른다. 정치,경제, 사회, 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신을 찬미하며 신의 뜻대로 살려고 하는 시대였던 것이다.

이 신 중심의 사회는 Renaissance를 계기로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다시 인간중심주의 문화로 돌아서게 된다. 십자군 원정 이후 땅에 떨어진 교회의 권위와 중세적 질서의 붕괴는 그리스문화에서 보여주던 인간중심주의문화를 부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다시 인간의 이성이 존중받는 새로운 철학의 시대가 열려 칸트, 헤겔, 베이컨, 데카르트 등 근대 이후의 철학자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시대가 지금까지 계속되면서 인류는 과학문명을 발달시켜 왔고, 각종 발명과 발견을 통해 풍요로운 물질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대 인류는 다시 이성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였고, 인간의 위기를 논하기 시작하였다는데 있다. 소위 인간소외와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경험하면서 이성적 삶이 아닌 또 다른 삶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과학과 산업화 그리고 물질문명으로 정리되는 근대 이후 인간중심주의 문화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많이 회자되는 감성의 시대, EQ의 시대 등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고 본다.

이러한 문명사의 흐름, 즉 신중심문화와 인간중심문화가 반복되어져 온 것을 의식한다면 현대 사회에 있어서 인간의 위기 문제는 다시 신중심문화의 시대로 들어서는 한 징조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현재로부터 미래에 이르는 사회적 변화추이를 보면 핵무기의 등장, 자원고갈, 환경 파괴등과 같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비인간적이며 위기적 상황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인간이성은 이미 빛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사회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불완전한 이성과 종이보다 얇은 감성이라는 인간의 능력을 메워줄 수 있는 새로운 힘은 과연 무었일까? 여기에 영성(靈性)이 그 자리를 대신하거나 이성과 감성을 함께 아우르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한계와 위기를 느낄 때마다 절대자이시며 완전자이신 하나님의 힘과 역사하심 그리고 위대하심을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영성회복이라는 명제는 크리스챤에게 주어진 숙제일 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점을 나는 확신한다. 사랑이신 우리 하나님의 힘을 의지하여 영성을 회복할 때 이 시대 인간성 상실의 위기와 절망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