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Etranger)의 월드투어

세상구경하며 찍은 사진과 일정 소개

죽기 전에 지구끝까지

살아가는 이야기/붓가는대로

명품 인생을 위하여

Etranger nam 2011. 7. 6. 03:14

명품 인생을 위하여

남일재(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인간에겐 3가지 연령이 있다고 ‘알폰스 데겐’ 교수(일본 上智大)는 말했다.
  첫째는 생활연령(生活年令), 달력상의 연령인데 이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졌다.
  둘째는 생리연령(生理年令)인데 이것은 건강상태와 건강관리 상태를 말한다. 과음하거나 운동부족이면 빨리 악화되고 적당한 운동과 절제된 생활을 하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는 심리적 연령(心理的年令)이다. 사람의 기분과 마음먹기에 따라서 첫째와 둘째와는 관계없이 언제나 젊음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심리적 연령이야 말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연령이다.

  모든 인간은 나이를 먹어가고, 결국에는 노인이 된다. 그러나 생활연령상 노인일지라도 생리적으로는 여전히 청장년인 사람도 있고,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청소년과 같이 희망이 넘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생활연령이 아직 청장년임에도 불구하고 생리적 연령이나 심리적 연령이 벌써 노인이 되어버린 사람도 우리는 만날 수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삶에 대한 자세와 관계가 있다. 무슨 일을 만나든지 기쁨과 감사로 살아가는 사람과 항상 불만에 차서 불평하며 사는 사람의 차이인 것이다.
  어린이를 보라. 그들은 언제나 밝다. 희망이 넘친다. 모든 일이 새롭고 신비로우며 기대가 넘친다. 이러한 마음이 유지되는 사람은 생활연령이 아무리 많아져도 여전히 젊을 수밖에 없다. 기쁨이 넘칠 수 밖에 없으며 감사가 충만하게 된다. 어린아이의 얼굴에는 천사의 미소가 가득하다.

  성경에서 말하는 “너희가 어린이와 같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한 말씀은 이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언젠가 골동품 시장을 둘러본 일이 있다. 이제는 생활공간에서 밀려나 아무런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들이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고가(高價)로 거래되고 있었다. 오래된 것일수록 더욱 값어치가 높아져서 좋은 자리에서 밝은 조명 아래에서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같이 생활공간에서 밀려난 어떤 물건들은 고물로 인식되거나 쓰레기로 폐기되기도 한다.
무엇이 그것들을 차이지게 하였을까? 골동품과 고물, 명품과 쓰레기 이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 물건들이 변하지 않는 품격을 유지하고 있는가, 아닌가의 유무에 달려있을 것이다.  
  인생 역시 골동품이 될 수도 있고, 그냥 고물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명품 인생으로 살수도 있고, 후회만 가득한 채 쓸쓸하게 퇴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각 개인의 몫이다. 언제 어디에서나 기쁨과 감사를 잊지 않고 희망과 비전을 가지는 삶을 사는 사람은 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어도 절대 쓸쓸히 퇴장하는 인생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존경받고 사랑받으며 젊은이들의 귀감이 되는 명품인생, 골동품 인생이 될 수 밖에 없다.
  점점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오늘날, 사회복지를 강의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노인의 삶에 대한 문제는 피해갈 수 없는 화두일 수 밖에 없다. 노인들을 어떻게 정의할까? 또 내가 노인의 길에 접어들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노인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와 건강문제, 주거문제가 다는 아니다. 오히려 노인문제의 출발은 노인 스스로가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지는가 하는 면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언제라도 자신감 넘치는 비전을 계속 가지는 노인,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기쁨을 느끼는 노인에게는 사회적 소외감은 결코 없을 것이며, 이는 곧 건강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열쇄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노인복지의 출발은 노인으로 진입하기 전, 청장년시기에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가느냐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명품인생으로 살고, 골동품처럼 세월이 갈수록 더욱 빛나는 삶을 살게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