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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편고재 주인의 사랑방에서

편고재 주인님과의 소중한 인연

Etranger nam 2011. 6. 23. 08:08

제 목
편고재 주인님과의 소중한 인연

편고재 주인 어르신인 이규진 선생님과의 만남이 벌써 몇해를 넘겼다. 참으로 우연히 이 사랑방에 들렀다가 글로서 인사를 건네게 되었고, 그후 어숩잖은 글로 사랑방 분위기를 더러 흐리기도 하였으며, 간혹 찾아뵙고 담소를 나누기도 하다가 홀로 주무시던 아파트에서 하루밤 유하기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 전에 어떤 지연이나 학연등을 공유한 바 없고 한번도 이해관계있는 일들을 함게 하지도 아니한 채 그냥 이 사랑방에서 만난 인연만으로 참으로 존경할만한 좋은 인생 선배 한분을 얻게된 것이 나로서는 행운이었다.
특히 진주의 정헌철 교수와 더불어 부산 탐방을 다닌 일이나, 대구의 박변호사님과 함께 진주의 지원스님을 방문하였던 일들이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며 이미 이 사랑방에 글로서 보고(?)를 드린바 있다.

그런데 금년에 이 부족하고 시원찮은 사람이 건강을 잃어 병원을 전전하며 입원도 하고 수술도 하였는데, 편고재 주인어르신께서 친히 병원으로 왕림하시어 문병을 해주신 은혜를 평생 잊지못할 것이다.
그냥 오시기만 해도 고마운데 일본 수필문학의 효시라고 알려진 요시다겐코의 <도연초徒然草>를 건네주시어 더욱 고마웠다. 이 <도연초>는 무료하고 쓸쓸하여 쓴 수필이라는 뜻으로 일본의 전통적인 정형시 <와카>에서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느낌이나 깊은 인생관을 편안하게 써 내려가 에도 시대부터 현재까지 가장 사랑받고 있는 수필의 고전으로서 병실에서 부담없이 읽기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는 오늘 먼저 전화를 주시어 안부까지 물어주시니 이 이상 더 고마울데가 또 있겠는가?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올린다

그런데 편고재 주인께서는 병문안을 오셔서 병문안 보다는 남의 마누라 얼굴만 보시고 가셨는지 사랑방에 올리신 글 '인연이란~~'의 말미에 느닷없이 이를 언급하여 나를 상대적으로 못난 추남으로 만드는 몽니를 부리신 것이 영 못마땅하다. 앞으로 이선생님의 사모님을 뵙게된 후 반드시 복수(?) 할 것을 다짐해본다.

여튼 이렇게 이 사랑방에서 이규진선생님이라는 좋은 인생 선배를 만난 인연은 나의 길지 아니한 생애에서 특별한 일일 수 밖에 없다. 지나온 날보다 남은 날이 더 적은 중년의 삶에서 이처럼 아무런 이해없는 만남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운일 수밖에 없음을 느낀다. 비록 여러가지로 고달프고 답답한 것이 인생이라지만 이 사랑방에 들러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과 예술을 배워간다면 그 인생의 한켠에서 따사로운 삶의 향기를 맛볼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규진 선생님! 년말에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고 새해에는 큰 축복받으시기를 다시한번 기원합니다.

2008.12.18 아츠넷http://www.artsnet.co.kr/ 편고재주인의 열린 사랑방에 올렸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