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오후라고 하면 말이 될른지...
사무실이 다소 높은 곳에 있다보니 창밖으로 보이는 풍광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비록 아파트군이 보여서 멋을 반감 시키고는 있지만 겹겹이 흘러내리는 산등성이들이 나름 정답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좀 이르지만 이제 추석을 쇠고 난 후엔 사방둘러 단풍이 가득할 것을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이럴땐 혼자라도 차 한잔 해야지요.
옆 사무실의 누군가를 초대할까 하다 오히려 혼자가 나을 듯 싶어 그냥 음악을 듣기로 했습니다.
구름 가득한 하늘아래 선선한 바람이 있는 이런 날엔 재즈나 부르스가 제격이다 싶어 오래된 LP판을 걸었습니다.
차도 몇 순배, 음악도 몇 곡 흐르니 혼자라도 전혀 외롭지 않네요.
며칠 전, 오래 만나지 못했던 아우를 찾아 같이 저녁을 먹고 돌아서면서 차를 한통 건네주고 왔습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뭐 도와줄일도 도움받을 일도 없이 그냥 무덤덤한 형제 사이를 차 한잔이 메워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지요.
추석에도 함께 성묘못할 것 같다는 아우를, 이유를 묻지말고 그냥 자주 좀 불러야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사는 것 참 별것 아니란 것을 다 늙고 병든 지금에야 비로소 알게되는 것 같아 계면쩍기도 하더라구요.
이제 음반이 다되었나 봅니다.
뒤를 돌려서 더 들을까? 아님 그냥 꺼버릴까 하다 우리 다우님들께 음악 한 곡 선물하고 싶어졌습니다.
젊은날 즐겨듣던 실 오스틴의 "赤과 黑의 부르스"입니다.
입맛에 맞으실런지 모르지만 함께 들어주시면 기쁨이 두배나 될 것 같습니다.
실 오스틴(Sil Austin 의 유명한 섹스폰 연주 " 적과 흑의 부르스" 의 원본인
일본가수 쯔루타 코지(鶴田浩二)의 " 赤と黑のブル-ス" 를 같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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