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듯 바라보는 아내 눈을 피해가며 섭치 몇점을 들고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데 그 중 한 점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제사때 써오던 기물인데 요즘은 은퇴시키고 순수 감상용으로 용도를 바꾸었습니다.
노란 비파색감도 정겹고 기형 유약 질감도 좋아서 자주 들여다봅니다.
누군가 조선 후기 노란 색감의 도자기는 유기(놋쇠)를 모방하기 위해서 조선 사기장이 인위적인 불 때기를 통해 일부러 만든 때깔(색깔)이라고 설명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 기물도 그러한 기준에 해당하는지 모르겠군요.
우리집에 있게된 경위는 잘 모르지만 이 기물이 나에게 소중한 것은 오래동안 관리해오신 선친의 손길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 내 곁에 있을런지는 모를 일이지만 우리 아들놈들은 전혀 관심이 없으니 대를 이어 물려주기도 이미 틀린듯 싶습니다.
이 모사기 은퇴시키듯 내 인생과 취미생활도 결국은 종료될 것인데 이 섭치들을 어찌 처리할가 슬슬 고민이 됩니다.
원래는 완전했었는데 오랜 세월 부주의로 깨뜨려 순간접착제로 대충 붙여놓았습니다.
크기는 구연부 15cm 높이 9cm 굽지름 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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